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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밤문화 그 속의 블랙홀에 빠져 유치장 생활을 하게되다 – 11

길고 긴 새벽이 지나고.. 절대 내 얼굴에 비치지 않을 것 같던

아침햇살이 내 얼굴을 내리쬔다.

시계를 보니 오전 8시가 조금 넘었다.

아침이 되니 많은 수감자들이 물을 마시기위해 정수기를 찾는다.

자면서 살짝 느낀건데..

수감자들이 내가 다리를 뻗고자고있으니..

내가깰까봐 조심스럽게 팔을뻗어 물을 뜨는것 같더라.

일어나라고 발로 걷어차고 그럴줄알았는데..

역시나 생각보다 나쁜사람들만 있는 곳은아니다.

오전9시가되자 창살문이 열리고 출석체크가 진행된다.

이제 내자리는 어딘지 대충안다.

나는 맨 끝줄에 맨끝자리다.

역시 내이름은 부르지 않는다.

그냥 내가있나 무사히 제자리를 지키고있나 힐끗 쳐다보는정도?

출석이 끝나자 역시. 

아침 밥 먹을 준비를 한다.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난 유치장쉐프님과 똘마니 2명.

다시 내자리로 돌아가 앉는다.

잠시 후 내 앞에 나타난 문신남.

담배를 꺼내 물더니 내게도 한가치를 건낸다

” 굿모닝? “

” ㅎㅎㅎ.. (살짝 웃어보인다) “

” 커피? “

” 아. 잇츠오케이. “

” 오늘은 밥 먹어야지? “

” Y….es… 네.. “

그래 오늘은 밥 먹어야지 ㅋㅋㅋ

근데 내게는 접시가 없는데ㅡㅡ;;

” 저기.. 접시랑 젓가락 어디서 사는거예요? “

” (살짝 어이가 없다는 듯 웃으며) 아니야.. 내가 줄게.. 이따 밥먹을때 나 찾아와 ” 

” 아~ 넵 ㅋ “

” 이름이 뭐예요? “

” 칼로스 “

” 나는 라멜이야 “

” 오케이 “

그렇게 시간이 조금 흐르자 아침이 다 만들어졋나보다.

쉐프가 밥이 다 만들어지면 “까인따요”라고 외친다.

밥먹으란소리다 ㅎ

문신남이 나를 부른다.

” 헤이 라멜! 이리와 “

머뭇머뭇.. 자리에 일어나 쭈뼛쭈뼛 칼로스 옆으로 간다.

칼로스가 내게 접시와 젓가락을 건낸다.

그러다 방장과 눈이 살짝 마주쳤는데

방장이 나보고 ” 까인따요 ” 밥먹으라고 애기한다.

항상 느끼는거지만..

이 유치장 방장은.. 여유가 넘친다.

뭔가 모를 포스가 느껴지지만.. 그렇게 사악한 기운은 아니다.

잠시후 그릇을 건내주니..

밥을 한가득 퍼주고 그 옆에 반찬 이것저것 막 퍼준다.

생전 처음 먹어보는 필리핀 반찬들과 함께 자리로 돌아온다.

자리에 앉아 밥을 먹는 내 모습을 보고 우리 꼬마친구 환하게 웃으며 말한다

” 어라? 형 오늘은 밥먹네? “

” 응.. “

” 많이먹어요 “

” 응.. “

역시 필리핀 음식은 짜다.

그래도 덕분에 그 많은 밥을 아주 맛있게 다 먹을수 있었다.

아마 반찬이 싱거웠더라면. 그 많은 밥을 해결할수는 없었겟지.

다먹고나니 배가 터질 것 같다.

조금 덜어주세요 라고말도 못하고;;

이 무식한 쉐프같으니라고ㅡㅡ;;

사람들이 접시를 반납하는 곳에 나도 갖다주니.

옆에 칼로스가 다가와 내 접시를 잘 기억하라고 한다.

그리고 젓가락은 자기한테 달라고한다.

아무렇지 않게 젓가락을 칼로스한테 건낸다.

” 라멜.. 이 젓가락이 사람을 죽일수도있어. 이곳에서는.. “

” ?? “

” 무기가 될 수 있다고! “

” 헉 ㅡㅡ;; “

진지하게 애기하는 칼로스에 당황스럽다.

가급적 젓가락을 쓰지 말아야겠다.

나도그들과 같은 방법으로 손으로…..ㅜ

자리로 돌아오니 내 옆 꼬마가 담배에 불을 붙이고있다.

” 야 너 몇살이야? “

” 나 식스틴 “

” 오키.. “

아주 가관인 장면이 여럿 연출되는구나.

근데 가만보니..

나도담배가있다.

옆주머니에 꼬깃꼬깃 해진 메비우스 팩이있다.

다행히 라이터도 있고..

담배를 꺼내자 꼬마친구가 “와우! 메비우스! “ 자기도 하나 달란다ㅋ

하나를 꺼내주자 냉큼 받아간다.

담배를 물고 불을 붙이고..

쪼그려 앉아 연기를 내보낸다.

현재 내 상태는..

어제보다 많이 긴장이 풀렸고.. 이 곳 유치장에 적응을 해나가고있다.

주위를 둘러보니..

어제와는 다르게 사람들이 내게 딱히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렇게 우리 식스틴과 함께 맞담배를 피며 대화를 이어간다.

” 너는 여기 왜왔어? “

” 나..? 랩탑훔쳐 도망가다 잡혔어 “

” 노트북? 왜 훔쳤는데? “

” 그냥.. 값나가보이길래 훔쳐 팔려고… “

아주 당당히 애기하는 꼬마의 모습이 기가차다 ㅋㅋ

” 이름이 뭐야? “

” 니키라고 불러 “

” 그래.. 니키.. “

” 형은? “

” 나는 라멜이야 “

” 응 라멜 형! “

” 커피마실래 라멜형? “

” 나.. 커피 말고 혹시…. 다른건 없니? “

” 흠.. 커피말고? 마일로:? “

” 마일로? “

” 응 ㅋㅋ 마일로 마실래? “

뭔지 모르겠다 ㅋㅋ 근데 커피말고 다른거라니..

일단 도전해보기로한다

” 응 ㅋㅋ 그거 마실래 “

” 돈줘.. 내가 사올게 “

” 얼만데? “

” 10페소 “

잔돈이 없어 100페를 꺼내 주며 이것저것 사고 50페소 남겨오라고 애기하니 

아주 좋아하며 매점쪽으로 달려간다.

매점이라고해봐야….. 방장이 관리하고있는

스티로폼 박스에 들어있는 각종 과자, 커피.. 그리고 까치 담배가 전부다.

잠시 후 이것저것 사온 니키.

사탕도있고, 커피도있고, 마일로도있다.

마일로만 달라그러고 나머지는 너 먹으라고 하자

입이 찢어진다.

컵에 커피 타듯이 마일로 라는 것을 타서 마셔본다.

생각보다 맛있다.

10 페소의 행복을 잠시 만끽한다.

니키가 옆에서 나의 무료함을 달래준다.

어떻게 보면 이 꼬마 친구는 내 룸메이트나 다름없다.

각자 자리가있는데 내 옆자리에 있으니..

내가 어제 수감되었고

니키는 2틀전에 수감되었다 ㅎ

10시가 조금 지나자 쇠창살 사이로 누군가 나를 부른다.

앞으로 다가가자 문을 열어주고 나보고 나오란다.

그디어 해방인것인가?

어디 도망갈까봐 내 팔을 잡고 나를 오피스로 데리고 간다.

그곳에 도착하니 내게 전화를 건내며 영사관에서 전화가왔다 한다.

전화를 받아들고 정확히 24시간이 지나 영사관과 첫 대화가 이루어진다

” 여보세요 “

” 여보세요.. 영사관 입니다 “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오른다

” 지금 장난하세요? 어제 몇시에 연락받으셨는데 지금에서야 연락을 주십니까? “

내 질문에 대답은 하지 않고 자기 할말을 하기 시작하는 영사관

” 대충 애기는 들었습니다 “

대충 애기는 들었다고?.. 이 사람들 보소.. 

” 어제 오후 2시쯤 연락을 받았는데… 경찰을 때리셨다면서요? “

” 그런적 없습니다. 지금 이사람들 억지부리고 저를 감금하고 있다구요! “

” 자세한건 이따 영사관 사람이 찾아뵐때 말씀하세요. “

” 그럼 왜 연락주셨는데요? “

” 여권가지고 계세요? “

” 집에있지요.. “

” 일단 성함이랑 가족 중 연락 닿을 만한 분 연락처 하나 알려주세요 “

” 제 이름은 000 구요.. 스펠링은 000이고.. 저희 가족에게는 알리고싶지 않습니다 “

괜한 걱정 만들어 드리고 싶지 않아…

애도 아니고 일단 내 선에서 처리하고싶다고 애기한다.

” 알겠습니다. 오늘 오후중에 영사관 사람이 방문할것입니다. 그때 자세한 애기를 나누세요 “

그러더니 전화를 끊어버린다.

일단 영사관 사람이 온다고 하니..

다시 실락같은 희망이 피어오른다.

오늘중으로 나갈 수 있을것이라는 헛된 희망도 함께.

수화기를 내려놓자 

다시 경찰이 나를 쇠창살 문을 열고 유치장안으로 데려다준다.

유치장에 들어가니

칼로스가 내게 오더니 무슨일이 있었냐고 물어본다.

” 영사관에서 전화가왔는데.. 이따 사람이 온다고 기다리래 “

” 오! 잘됬네~ 그럼 오늘 나가는거야? “

” 그럴수도 있을것 같아 “

” 그래 잘됬네.. 잘됬어 ㅎㅎ “

내 걱정을 해주는 칼로스가 고맙다.

” 담배 한대 필까? “

칼로스에게 처음으로 내가 무언가를 해보자고 해본다

” ㅇㅋ “

칼로스에게 이번엔 내 담배를 꺼내어 건내주니 

” 오!! 메비우스!! 롱타임 노씨! “

담배에 불을 붙여주니 자기가 붙인다고 사양한다

같이 담배를 한대피고 커피를 마시고 같이 애기하고.. 

그렇게 칼로스와 조금씩 친해지고있다.

” 아 허리아퍼.. “

” ㅋㅋㅋ 왜? “

” 진짜.. 잠자는데 얼마나 고통인지 몰라….ㅜ “

” ㅋㅋㅋ 모두 처음이 힘들지 조금 지내다보면 방으로 들어 올수있어 “

” 칼로스 너도 처음에 여기 복도에서 잤어? “

” ㅋㅋㅋㅋ 아니.. 나는 여기 VIP 멤버 신청해서 처음 들어왓을때부터 내 자리는 방이였어 “

” VIP멤버?. 그게 뭐야? “

” 매달 1,000페소를 내면 서비스가 많이 틀려지지 “

” 대충 어떻게? “

” 흠.. 대충.. 물값 이런거 따로 낼필요없고.. 방에서 잘 수있고. 24시간 면회되고. “

” 호.. 신기하네 그거. “

” 여기 방2개 에서 내가 자는 방은 천페소를 내야되고.. 화장실없는 옆방은 500페소야 “

” 그럼 복도에서 자는 사람들은? “

” 돈은 안낸 사람들이지ㅋㅋ”

와우.. 신기하다..

내가 생각했던 상류층 중간층 사람들은 자신의 죄목이 크거나 힘이 세거나.. 그런게 아니라..

단지 돈 500페소.. 천페소 낸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권한이라니.

이 유치장에서도..

스탠다드룸도있고, 디럭스룸도있고 스윗트룸까지.. 

모두 돈만 있으면 이용할 수 있는 5성급 호텔 시스템을 가지고있다.

ㅎㅎㅎ 웃기기 짝이없군.

내가 모르는 이 유치장 세계는 어디까지 인것일까?

그렇게 담배를 피고~ 칼로스랑 이런저런 애기를 하고 꼬마친구랑 장난도 치고..

정수기에 물뜨러 오는 수감자들과 한번씩 눈인사도하고 ㅎㅎ

남들이 보면 어제 수감된 사람 맞아? 라고 생각할 정도록

이미 긴장상태는 0% ㅎㅎ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점심도 맛있게 먹고 조금 기다리자

영사관 사람이 도착했다.

쇠창살 문이 열리고

영사관사람을 만나러간다.

사무실로 들어가니 한쪽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다리를 꼬고 앉아있는 한국인이 보인다.

반가운 마음은 이미 저기 산너머로 지나갔고 영사관에대한 불신과 거지같은 일처리를 하는 

이 사람들에게 불만만 가득 차 있는 모습으로 그 를 맞이한다.


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