벳헬프 > 나이트라이프 > 라멜 다이어리 > 필리핀 밤문화 그 속의 블랙홀에 빠져 유치장 생활을 하게되다 – 10

필리핀 밤문화 그 속의 블랙홀에 빠져 유치장 생활을 하게되다 – 10

첫번째 방을 조심스럽게 들어가

정말 한사람이 지나가기도 벅찬 양옆으로 누워있는 사람들 사이로 조심스럽게 고양이 걸음으로

천천히 화장실로 향한다.

오줌보는 터지기 일보직전인데,..

화장실 바로앞에두고 까치발로 종종걸음으로 걸어간다.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내려흐른다.

결국 나오기 일보직전인 내 똘똘이를 붙잡고 화장실앞에 무사당도.

커텐하나로 가려져있는 화장실.

사람은 없다.

내가 한시간이 넘게 화장실 왔다갔다 하는 사람들만 응시했기 때문이다.

커텐문을 열고 유치장에 있는 화장실을 보니..

역시… 변기 하나 덩그러니 놓여져있다.

커버라고는 당연히 기대도 하지 않았고… 물내리는 장치도 기대하지않았다.

일단급하게 용무를 본다.

” 캬~~~~~~~ 시원하다.. 진짜 쌀뻔했다 “

정말 아무나 이용할 수 없는 화장실에서 용무를 본다는 것

그것은 가히 저주라고 말한다.

용무를 마치고 드럼통에 담겨져있는 물을 파란색 바가지로 퍼내어 수동 변기물내림 조절을하고..

화장실 밖으로 커텐을 열고 나온다.

쥐죽은듯 조용한 유치장에서..

다행히 깨어있는 사람은 없다.

역시 방장이 자면..

다 자야되나보다 ㅋㅋ 시끄럽게 하면 반 죽임 당할 수 도있으니 ㅋㅋ

근데 가만 생각해보면..

왜 그때 그 화장실 가기가 그렇게 어려웠었는지…. 모르겠다.

그냥 그 방이 들어가기 싫었나보다..

그냥 어려운 그곳.. 방장이 있는 그곳.. 문신남이 자고있는 그곳.

화장실을 다녀와 자리에 앉으니

한차례 큰 고비를 넘긴것 같다. 

왠지 뿌듯하다 ㅎ

이제 조금 여유가 생겨 자리에 눕는데 까지 성공

새우등하고 무릎굽히고 누으면 조금 각이 나온다.

누워서 잘 수 있는 공간.

새벽이라 정수기를 찾아오는 손님도 없는듯하고

그렇게 딱딱한 시멘트에 비스듬히 누워 허리릅 굽히고 무릎을 굽히고 

내 팔을 베고 다시 잠을 청한다.

앉아서 자다가 누워서 자려니

이렇게 편할 수 가 없다.

역시 순식간에 잠에 빠져든다.

정확히 24시간 전에 나는 하얏트호텔에서 오랜만에 만난 형님과 리나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있었는데..

정확히 하루가 지난 지금 나는 필리핀 마닐라 어느 유치장에서 콘크리트 차가운 바닥 위에서 

이불 하나, 베게 하나없이 내 팔 하나 의지한채 잠을자고있다.

이 모습을 내 주위사람이나.. 

우리부모님이 보신다면 까무라 치실거다.

나도 내 자신이 이러고 있는게 믿기지 않는다,.

분명 밖에 나가서 이런일이 있다고 애기한다면 믿어주는 사람은 극히 드물것이다.

근데.. 내가 지금 이러고있다. 남들이 믿던 말던.. 내가 지금 이러고있단 말이다..ㅠㅠ

그런 푸념을 안은채 잠이든다.

잠에 막 빠져들어있는데..

옆에서 누가 툭툭 친다.

꿈이겠지.. 누가 나를 깨우겠어..

‘ 툭, 툭.. ‘ 

ㅡㅡ;; 정말 누군 가 내 몸을 건드리고있다.

경계심 100%인 내 몸은 즉각 반응한다.

벌떡 일어나 나를 친 사람을 보니….

그 무시무시한 문신남이다.

” 헤이.. 팔로우 미 “

ㅡㅡ; 뭐야 새벽에 깨워서 어딜 따라오라는거야.

나 데리고가서 개 패는거아니야?

잠시 멀어져있던 공포심이 급하게 몰려온다.

” 왜요….”

” 그냥 따라오라면 따라와 코리아노야 “

아.. 화장실 데리고가서 개 삥뜯길거 같은데….

내가 별다른 움직임이 없자

이 거친 문신남 내 손목을 꽉 잡는다

‘ 아. ㅅㅂ 아프다.. 힘이 장난이 아니다… ‘

그렇게 문신남에게 정말 100%강압적인 힘에 이끌려간다.

그와중에서도 손목시계를 확인하니 새벽 4시가 조금 넘었다.

거칠게 내 손목을 잡고 어디론가 끌고가는 문신 수감자.

그뒤를 질질끌려가듯 향하는 나.

문신남이 나를 데리고 간 곳은 자신의 자리…

나보고 일단 앚으란다.

영문도 모른채 앉는다.

주위를 보니 모두들 잠에 빠져있다.

이 문신남은 도대체 새벽4시에 나를 깨워서 자신의 자리로 데리고 온 이유는 무엇일까?

어디론가향하는 문신남..

그 뒷모습을 지켜보니..

음식이 만들어 지는 작은 공간에서 무언가를 접시에 이것저것 담는다.

그리고 나를 향해 다시 다가온다.

” 배고프지? “

당연한거아니니?

근데 이 사람 내게 왜 이러는거야 정말…

” 아니요.. “

접시를 내게 건내더니 먹으란다.

ㅡㅡ;; 왜 갑자기 자상모드로 바뀌었는지 모르겠다.

멀뚱멀뚱 있으니 내손에 접시를 직접 건낸다.

” 먹어. 배고플꺼야 “

배에서 쉴새없이 꼬르륵 되기 시작한다.

분명 이거 먹으면 나보고 또 돈내라고 하던가..

뭔가 시키던가.. 아.. 머리속이 복잡하다.

이새끼 정체가 뭐야 도대체..

접시를 받아들고도 먹지 않는 내 모습을 보며 갑자기 뭔가 떠올랐는지..

잠깐 기다려보라는 제스쳐를 취한뒤 다시 주방쪽으로 향한다.

급하게 내게 가져다준것은 젓가락.

” 여기 이걸로 먹어 “

의심의 눈으로 음식과 그를 번갈아 본다.

그런 내가 무슨생각을 하는지 느꼈는지 문신남이 내게 안심의 말을 몇마디 건낸다

” 괜찮아. 돈 안받아.. 오늘 저녁에 만든거라서 먹고나도 배 안아파. 빨리 먹어 “

” 갑자기 저한테 왜그러시는거죠? “

” 너 배고프잖아.. 점심도 안먹고 저녁도 안먹은것 같던데.. 아니야? “

” 네.. 안먹었어요. “

” 왜? “

” 이렇게 오래 여기 머무르게 될 줄 몰랐거든요 “

” 무슨 죄를 지었는데? “

” …… “

갑자기 이남자가 왜 천사모드로 바꼈는지 영문도 모르겠고.. 조금 당황스럽지만.

도저히 안되겠다. 내 위속에서 빨리 음식물을 쳐 넣으라고 난리가 났다.

” 그래.. 빨리 먹어. 니 사정은 밥 먹고 차 후 듣기로 하고 “

말이 떨어지게 무섭게 엄청난 속도로 폭풍 흡입을했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문신남은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순식간에 접시하나를 밥 한톨 안남기고 다 먹었다.

” 한그릇 더갖다줄까? “

마음같아서야 몇그릇도 더먹을 수 있지만,

눈치가 보이고. 아직 이 사람이 나한테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패스.

” 아니요.. 괜찮아요. “

빈 접시를 받아들고 주방으로 향하여 휙하고 던지버린다.

역시 치우는 애들은 따로 있나보다.

푹신푹신한 이불위에 엉덩이를 부대고있으니..

이곳이 천국이구나.

방안에 수감되어있는 사람들 몇몇은

이불 베개까지 구비되어있다.

방장은 정말 두꺼워 보이는 이불을 깔고 

누구보다 넓은 공간에서 자고있다..

멀뚱히 앉아 급 사라진 문신남의 행방을 찾고있을때

방 너머로 컵2개를 조심스럽게 가지고 들어온다.

내게 컵하나를 건내며 마시라고 한다

컵을 건내받자 손바닥 사이로 따뜻한 기운이 느껴진다.

내용물을 살펴보니 커피다.

필리핀 친구들이 흔히 즐겨먹는다는 그.. 네모반듯한 곳에 들어가있는 분말커피.

이런 인스턴트 커피는 맥심도 먹지 않는 나였지만..

가져다 준 문신남의 성의를 거절 하지 못한다.

사실 나는 지금 물이 먹고싶은데 ㅡㅡ;;

커피를 받아 홀짝 홀짝 마신다.

문신남은 내 옆에 자연스럽게 앉아 필리핀 매거진을 한장씩 넘기며 보고있다.

가만히 나를 바라만 보고 있었더라면 부담스러웠을텐데..

옆에서 자기 할거하면서 나에게 커피타임을 갖게 해주는 모습에 조금 마음이 편안해진다.

” 저기요… “

” 왜? “

매거진에 눈을 떼지않고 나의 부름에 대답을 한다.

” 저기.. 갑자기 저한테 왜이렇게 잘해주세요? “

” 니가 불쌍해서… “

” 왜 제가 불쌍하세요? “

” 아까 우는거 봤어… 뭔 일이 있었는지는 잘모르겠지만 뭔가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 쓴거겠지 “

” …… “

매거진에 눈을 떼더니 나를 바라본다.

” 이제 왜 너가 여기 수감되었는지 내게 애기해 줄 수 있어? “

그런 문신남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입을 연다.

” 이래..이래되서.. 요래.. 요래 됬어요.. 근데 영사관에서는 오지 않네요.. “

” 흠… 그런일이 있었구나. 그럼 너는 아무런 죄도 없는거네? “

” …… “

” 필리핀 경찰을 믿지 말았어야지….. “

” 이렇게 큰 경찰서라면…. 괜찮을거라 생각했어요.. 근데 일이 더 커져버렸네요.. “

” 아이구.. 이사람아.. 경찰은 다 똑같이 쓰레기야 “

” 후….. “

그런 답답한 내마음을 처음 누군가에게 하소연을 하니..

가슴속에 응어리가 조금 풀리는 것 같다.

” 담배 펴? “

” 네.. “

자신의 주머니에서 말보루 레드를 꺼내더니 내게 한가치를 건낸다.

담배를 받아들기 무섭게 내게 라이터를 건내준다.

담배에 불을 붙이고 깊은 연기를 들이마시고 다시 내보낸다.

그런 내모습을 한없이 가여운 마음으로 지켜보는 문신남.

음식부터.. 커피 그리고 담배.. 재떨이까지 내게 호의를 베풀어준 문신남이 갑자기 고맙다.

불과 몇시간전에는 내 몸 검색하고.. 소리지르고.. 한번만 더 신발신고 들어오면 죽여버린다는 협박까지

했던 이 못 된 놈이…. 이제는 내 마음을 이해해주고.. 내 하소연을 들어주고.. 그리고 내 생리적 욕구까지

챙겨주고있다.

담배연기는 모락모락 유치장 천장위로 올라가고있고..

하루만에 반 폐인이 되어버린 나는….. 조금씩 유치장에 적응을 해 나가고있다.

담배 불이 꺼지기전..

문신남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싶다.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문신남에게 200페소를 건낸다

” 저기.. 너무 감사드려요.. 이건 밥값이라 생각하고 받아주세요 “

문신남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괜찮다고 말한다

” 됐어.. 돈은 필요없어.. 너한테 돈받을려고 이러는거 아니니까.. “

” 저기.. 그래도..제가 너무 고마워서 “

” 괜찮다니까 빨리 집어넣어둬. 그리고 항상 지갑 잊어버리지 않게 간수 잘하고.”

” 네.. “

” 아까 돈을 보관하라고 했던 이유는… 이 좁은 유치장에서 빈번히 도난사건이 발생하기때문이야 “

” 아.. 그래서였군요. “

” 그래서.. 여기 수감자들은 모두 은행에 맡기듯이 방장에게 돈을 맡겨놓고 거기서 쓴만큼 삭감하는거야 “

” !!!! “

” 저기 방장 옆에 노트보이지? “

” 네.. “

” 저게 일종의 가계부같은거야. “

” 아 그렇군요… “

이렇게 애기를 해주니.. 이제야 내 오해도 풀린다.

그래서 그랬던거였구나.

은근히 철저히.. 이곳 유치장에도 법과 규율 그리고 문화가 존재하는구나…

참 아이러니하다..

경찰서 안 유치장에서도.. 도난사건이 발생한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다.

그렇게 고마운 식사대접을 받고..

하소연까지 받아주고..

그런 짧고도 긴 시간이 흐르고 나는 다시 내 자리로 돌아온다.

멀리서 보이는 문신남도..

피곤한지 다시 이부자리를 고치고 눕는다.

나도 다시 새우자세로 그렇게 불편하지만…. 마음은 조금 편해진 상태로 잠에 빠져든다.

내가 너무 선입견만 가지고.. 여기 수감된 죄수들을 바라본건 아닌것일까?

분명 그들도 나처럼 억울한 사연을 가지고 이 곳에 갇힌 사람들도 있을텐데..;;

도대체 너희들은 무슨 연유로 이곳에 들어왔니?

저 문신남은 왜 이곳에 들어온것일까?.. 사람 참 좋아보이는데..

그리고 이곳에서 방장을 하고이는 저 뚱뚱한 죄수는 죄명이 뭘까?

오늘 내로 이곳을 빠져나가지 못하면..

나는 분명 무엇인가 결단을 내려야한다.

이대로 이렇게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다.

그렇게.. 해는 지고.. 다시 해는 떠오른다.

그렇게 내 찬란한 인생에 유치장 수감 1박의 타이틀을 만든다.


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