벳헬프 > 겜블 라이프 > 마닐라 생바 체험기 – 7

마닐라 생바 체험기 – 7

초심을 잊지말자

6만2천 시작

8만4천 종료 + 7천 쇼핑

버스를 타기 위해 터미널로 향하던 도중 트라이시클에서 갑자기 소나기를 맞았다.

빗물받이가 되어있지 않아 생각보다 많이 젖었다.

트라이시클 운전사는 물에 빠진 생쥐 꼴이었다.

측은한 마음이 들어 요금 50페소에 팁을 20페소 더 건넸다.

역시나 좋아한다.

사실 20페소면 ‘빤데살’이라는 조그마한 빵이 10개다.

빵이 10개면 하루를 버티고도 남는다.

5페소가 없어 빵을 못 먹던 때가 바로 얼마 전인데 이렇게 팁을 줘도 괜찮은지 스스로 반문해본다.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쓰라는 말이 있다.

20페소를 아까워하기 전에 누군가에게 베풀었다고 생각하자.

마닐라에 도착해서는 예전의 습관대로 로빈슨 쇼핑몰의 졸리비에서 점심을 먹었다.

메뉴는 늘 주문하는 ‘울티밋 버거 스테이크’다.

이름은 거창하지만, 실상은 밥 한 주먹에 두툼한 햄버거 고기패티 한 장이다.

달걀 한 개와 으깬 감자가 딸려 나오는데 그럭저럭 먹을만하다.

여기다가 콜라 대신 파인애플 주스를 선택하면 금상첨화다.

나름대로 고기라서 그런지 제법 든든한 편이다.

이런 훌륭한 한 끼의 식사가 157페소다.

오늘 저렴한 식사를 한 이유는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약간의 돈이 생겨서 마음이 흐트러지면 안 된다고 자신을 스스로 위해서였다.

승승장구하던 어제의 기억을 아직 잊지 못해 오늘은 꽤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뒷돈이 든든하니 금방 회복되었지만 잠시나마 마음이 흐트러졌음을 자책했다.

2시간의 플레이 후에 약간의 휴식시간을 가질 때 오늘은 테이블에 앉아보기로 생각했다.

1차 목표 달성 후 앞으로는 테이블 운영도 필요하기에 감각을 다듬어보고자 하는 것이 목표다.

미니멈 200페소에 맥시멈 6만 페소.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제일 낮은 한계의 테이블이라서 카드는 플레이어에게 쥐여주지 않는다.

딜러가 직접 팍팍 까는 맛이 오히려 나에겐 어울린다.

카드를 꾸깃꾸깃 죽어라 쪼는 사람이 있는데 나에겐 딱 질색이다.

내 머리는 칩 계산만으로도 충분히 복잡하다.

미니멈 200 테이블이니까 2만을 바꿔서 자리를 잡았다.

초반 뱅커 7연속의 기회를 잘 살려서 그럭저럭 여유 있는 운영을 해나갔다.

중반에 들어서니 Tie와 Super 6가 난무해서 무척 고생했다.

메인 배팅은 계속 쉬는 타임이 많아졌고 대신에 Pair와 Tie, Super 6를 어쩔 수 없이 공략하게 되었다.

정말 뱅커나 플레어어는 갈 곳이 없었다.

그것도 운이라고 Pair와 Super 6가 잘 맞아줘서 칩은 좀 더 늘었다.

기억나는 장면이 있는데, ‘All In’을 처음 시도할 때와 같은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나름 기회라고 생각이 되어 배짱 있는 배팅을 하게 되었다.

뱅커가 유력했고 8천 페소를 걸었다.

그리고 5백 페소를 Super 6에 보험을 들었다.

뱅커가 나올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고 본전만 안 빠지면 되니까 마음은 편했다.

아쉽게도 Tie가 나와버렸다. 그것도 6 Tie.

분위기가 얼추 Super 6가 임박했다.

그대로 믿고 다시 한 번 같은 배팅을 했다.

Super 6가 적중했다.

이것을 두 번이나 맞추었다.

미리 말해두지만 이건 우연이고 또 Super 6를 좋아해서 배팅하는 것이 아니다.

평소에는 무시한다.

그 뒤 분위기가 계속 내림세를 보여 +1만에서 멈추고 퇴근길을 준비했다.

남아있는 잔업은 근무복을 사러 가는 일이었다.

와이셔츠를 즐겨 입는 편인데 오랫동안 입어서 너덜너덜한 부분이 있었고 벨트는 삭아서 부서지기까지 했다.

이참에 작업복을 장만해 보리라.

Marks & Spencer 매장으로 가서 마음에 드는 셔츠 2벌과 벨트를 골랐다.

마음에 드는 셔츠를 입어보니 품이 맞기에 같은 미디움 사이즈로 다른 셔츠를 골랐지만 공교롭게 안 입어본 셔츠는 품이 크게 나온 제품이어서 볼품이 안 섰다.

어쩔 수 없이 내일 바꾸러 가야겠다.


8화에 계속